세포 보관 시리즈 2탄|면역세포란 무엇일까? NK세포의 역할과 면역세포 치료



지난 글에서는 **‘세포 보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젊고 건강할 때 자신의 세포를 채취해 보관한다는 개념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세포 보관을 알아볼 때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봤는데요.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바로 면역세포(NK세포)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면역력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으며 자랐습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도 면역력에 좋다는 것은 빠짐없이 챙겨주곤 했죠.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고, 저 역시 마흔을 넘어 중년의 길목에 서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면역력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중년이 된 저나 연세가 드신 부모님세대에게 더욱 절실한 요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면역력은 우리 일상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건강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면역에 관해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NK세포(Natural Killer Cell, 자연살해세포)입니다.
도대체 NK세포는 무엇이고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또 실제로 자신의 NK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뒤 다시 몸에 넣는 치료법도 있다는데 사실일까요? 궁금한 마음에 직접 하나씩 찾아보았습니다.


👉NK세포란 무엇일까?

NK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입니다. 영어로는 Natural Killer Cell, 우리말로는 자연살해세포라고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조금 무섭게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백혈구의 한 종류입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NK세포는 종양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일 수 있는 효소 등이 들어 있는 과립을 가지고 있습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쉽게 표현하면, 우리 몸에서 이상이 생긴 세포를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공격하는 면역세포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NK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는다는 말, 맞을까?

주변에서 NK세포에 대해 설명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NK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는다.”


완전히 틀린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의학적 표현은 조금 다릅니다. NK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한 뒤 여러 가지 기전을 통해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음식처럼 암세포를 ‘먹어서 없앤다’기보다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이는 면역반응을 일으킨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NK세포가 있다고 해서 우리 몸의 모든 암세포가 자동으로 제거되는 것은 아닙니다. 암세포는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거나 면역세포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여러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도 암세포가 면역체계에 잘 보이지 않도록 변하거나 면역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따라서
“NK세포가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NK세포를 많이 넣으면 암이 없어질 수 있다”
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NK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서 배양할 수도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현재 연구되고 있는 세포 기반 면역치료 가운데에는 NK세포를 몸에서 얻은 뒤 실험실에서 활성화하거나 증식시키고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즉, 질문한 내용 처럼

세포 채취 → 세포 처리 및 배양·증식 → 다시 투여

라는 과정이 실제 연구와 치료 개발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NK세포 치료가 똑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세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서 얻은 세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방법에서는 NK세포의 활성을 높이거나 특정 특성을 갖도록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NCI 역시 실험실에서 처리한 NK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가능성을 가진 여러 세포치료 후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내 몸에서 건강한 NK세포만 골라낸다’는 것은 정확할까?

이 부분은 조금 조심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설명을 들을 때는 “혈액에서 건강한 NK세포만 골라내서 수십 배, 수백 배로 배양한다.”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세포치료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혈액에는 NK세포 외에도 여러 종류의 혈액세포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필요한 세포를 확보하고, 분리하거나 선별하고, 배양 조건을 조절하고, 세포의 특성과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포를 많이 늘린다고 해서 그 세포가 무조건 더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닙니다. 세포의 숫자뿐 아니라 세포의 특성, 활성도, 안전성, 투여 방법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치료와 NK세포 치료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암 치료에서 면역세포를 이용한다는 개념은 이미 중요한 연구 분야입니다. 면역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치료법을 말합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면역치료를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대응하기 위해 면역체계를 자극하거나 조절하는 치료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다만 면역치료라고 해서 모두 NK세포 치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면역치료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면역관문억제제, T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현재 암 치료에 실제 사용되는 세포치료 중에는 NK세포가 아닌 T세포를 이용하는 치료법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CAR-T 세포치료입니다. 따라서 ‘면역세포 치료’라는 큰 범주 안에 여러 종류의 치료법이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방암 환자가 NK세포 치료를 병행했다는 이야기는?

제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유방암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병행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몸에서 건강한 NK세포를 채취한 다음 배양해서 다시 몸에 넣었다.” 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의 NK세포 기반 치료 연구 자체는 실제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치료가 어떤 종류였는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NK세포를 이용한 치료라고 해도 자신의 NK세포를 사용했는지 다른 사람의 NK세포를 사용했는지 어떤 방법으로 세포를 처리했는지 단순히 증식한 세포인지 특정 방식으로 활성화한 세포인지 임상시험인지 승인된 치료인지 등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인의 치료 경험을 듣고
“유방암에는 NK세포 치료가 효과가 있다.”
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암 치료는 암의 종류와 병기, 유전자 및 분자 특성, 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NK세포를 많이 넣으면 암이 없어질까?

아마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NK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중요한 면역세포이지만, NK세포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 암이 반드시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암세포는 매우 복잡합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 환경을 만들기도 합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그래서 현대의 암 면역치료 연구는 단순히 면역세포의 숫자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NK세포 치료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

여기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연구되고 있다’와 ‘병원에서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NK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고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NK세포 치료가 미국에서 FDA 승인 치료로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FDA가 승인한 세포·유전자 치료 제품 목록에는 여러 세포치료제가 있지만, NK세포 치료와 관련해서는 각각의 제품과 적응증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따라서 NK세포 치료를 알아볼 때는 단순히 “NK세포 치료가 있다.” 라는 말만 듣기보다는 “이 치료는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가?” 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면역세포를 미리 보관하는 것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

앞서 세포 보관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꼭 구분해야 합니다. 세포 보관은 미래의 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세포를 채취해 보관하는 것입니다. 반면 NK세포 치료는 질환이나 치료 목적에 따라 세포를 채취하고 처리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 접근법입니다. 따라서 세포를 보관해 놓으면 미래에 암이 생겼을 때 바로 NK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미래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는 그때의 의료기술, 세포의 상태, 해당 치료법의 승인 여부와 적응증, 환자의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NK세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왜 이렇게 NK세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NK세포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서 비정상적인 세포를 감시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암 면역치료 분야에서는 NK세포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NCI에서는 자신의 NK세포를 실험실에서 활성화하거나 특정 특성을 강화한 뒤 다시 투여하는 여러 연구용 세포치료 접근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National Cancer Institute) 앞으로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NK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계속 지켜볼 만한 분야입니다.


👍우리 몸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방어 시스템’이 있다

이번에 NK세포에 대해 알아보면서 새삼 신기했던 것은 우리 몸 자체가 끊임없이 외부의 바이러스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평소에는 그것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속에서는 수많은 면역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몸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NK세포입니다. 다만 NK세포를 지나치게 만능 세포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NK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중요한 면역세포이지만, NK세포만으로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세포치료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연구 단계의 치료와 현재 의료현장에서 승인된 치료를 구분해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습니다. NK세포 외에도 우리 몸에는 어떤 줄기세포가 있을까요? 그리고 줄기세포는 일반 세포와 무엇이 다를까요? 다음 편에서는 세포 보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로「줄기세포란 무엇인가?」를 알아보겠습니다.